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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이 죽은 후 시아비에게 쫓겨난 과부 며느리의 통쾌한 복수, 한밤중 시댁 곳간을 싹쓸이한 비법 《명엽지해》

    재산을 독차지하려는 시아버지의 모함에 빠져 맨몸으로 쫓겨난 과부 며느리가 변장술의 달인인 도둑과 결탁합니다. 도둑은 요염한 기생으로 변장하여 호색한인 시아버지를 유혹해 하룻밤 혼을 쏙 빼놓고, 그사이 과부 며느리는 시댁의 막대한 금은보화와 땅문서를 모조리 털어 달아납니다. 악독한 시아버지는 거지가 되어 죗값을 치르고, 과부는 도둑과 합궁한 후 새 인생을 맞아 남부럽지 않게 떵떵거리며 호강합니다.

    인트로:

    외아들이 세상을 떠나자마자, 며느리에게 줄 재산이 아까워 억지 누명을 씌워 알몸으로 내쫓은 악독한 구두쇠 시아버지가 있었습니다. 피눈물을 흘리며 쫓겨난 과부 며느리는 이대로 억울하게 당하고만 살 수 없다며 이를 악물었는데요. 그런 그녀 앞에 천하일색의 미녀로도, 백발 노인으로도 감쪽같이 변신하는 전설의 의적이 나타났습니다. 평소 여색을 밝히던 호색한 시아버지의 약점을 노려, 한밤중 기상천외한 미인계로 시댁의 금은보화와 땅문서를 싹쓸이한 두 사람의 통쾌한 한판 승부! 속이 뻥 뚫리는 유쾌한 복수극,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태그:

    조선야담, 명엽지해, 통쾌한복수, 고전해학, 시니어이야기, 오디오드라마, 인과응보, 과부이야기, 구두쇠시아버지, 의적 이야기, 옛날이야기, 사이다결말

    씬표:

    씬1: 외아들의 죽음과 욕심쟁이 시아버지의 파렴치한 모함: 황해도 연안 땅의 거부 김 참봉이 외아들이 병으로 죽자, 친정에서 가져온 며느리의 막대한 지참금과 재산을 독차지하기 위해 며느리 홍 씨에게 부정하다는 억지 누명을 씌워 땡전 한 푼 없이 내쫓는 장면입니다.
    씬2: 고갯길 주막에서의 기이한 인연과 변장술의 달인 장칠: 갈 곳 없이 헤매던 홍 씨가 산고개 주막에서 관아의 포졸들을 감쪽같이 속여 넘기는 변장술의 달인이자 의적인 장칠을 만나,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털어놓고 복수를 위한 기상천외한 동맹을 맺는 장면입니다.
    씬3: 절세미녀 기생 매향의 등장과 녹아내리는 호색한 시아버지: 남장도 여장도 완벽하게 소화하는 장칠이 한양에서 내려온 절세미녀 기생 '매향'으로 분장하여, 평소 재물만큼이나 여색을 밝히던 김 참봉에게 접근해 그의 혼을 쏙 빼놓는 유쾌한 장면입니다.
    씬4: 달콤한 유혹의 밤과 몰래 넘어간 황동 곳간 열쇠: 매향에게 완전히 눈이 뒤집힌 김 참봉이 하인들을 모두 물리고 자신의 안방으로 매향을 들이고, 장칠이 기막힌 연기와 독한 술로 김 참봉을 곯아떨어지게 만든 뒤 허리춤에서 내실 금고와 대곳간의 열쇠를 빼내는 장면입니다.
    씬5: 한밤중의 통쾌한 곳간 싹쓸이와 시아버지의 기막힌 추태: 대기하고 있던 홍 씨가 열쇠를 넘겨받아 자신의 지참금은 물론 시댁의 금은보화와 알짜배기 땅문서들을 마차에 싹쓸이해 싣고, 장칠은 곯아떨어진 김 참봉의 얼굴에 우스꽝스러운 낙서를 남긴 채 유유히 사라지는 장면입니다.
    씬6: 알거지가 된 시아버지의 최후와 새 인생을 찾은 두 사람의 합궁: 날이 밝은 뒤 빈털터리가 된 것을 확인하고 뒷목을 잡은 김 참봉은 홧병과 망신살로 몰락하고, 타지로 떠난 홍 씨와 장칠은 서로의 지혜와 의리에 반해 뜨거운 합궁을 치른 뒤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떵떵거리고 사는 대단원의 장면입니다.

    씬 1: 외아들의 죽음과 욕심쟁이 시아버지의 파렴치한 모함

    황해도 연안 땅에 김 참봉이라 불리는 소문난 부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김 참봉으로 말할 것 같으면, 쥐가 곳간 쌀 한 톨만 물어 가도 사흘 밤낮을 앓아누울 만큼 지독한 구두쇠이자, 지나가는 개도 흘겨볼 정도로 심보가 고약한 영감이었습니다. 게다가 나이가 예순을 바라보는 주제에 어찌나 여색을 밝히는지, 동네에 반반한 아낙이나 기생만 지나가면 게걸스러운 눈빛을 번뜩이며 침을 흘려대어 마을 사람들조차 뒤에서 혀를 끌끌 차는 위인이었습니다.

    그런 김 참봉에게도 과분한 복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마음씨 곱고 살림 솜씨까지 야무진 외며느리 홍 씨였습니다. 홍 씨는 이웃 고을의 부유한 보부상 우두머리의 외동딸로, 시집올 때 친정아버지가 물려준 비단 필과 금은보화, 그리고 기름진 논밭 문서를 바리바리 싸 들고 시집을 왔습니다. 몸이 허약했던 남편이 혼인한 지 삼 년 만에 덜컥 깊은 병이 들어 자리에 눕자, 홍 씨는 손가락에 피를 내어 남편의 입에 흘려 넣어가며 지극정성으로 병수발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남편은 봄바람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남편의 삼우제가 끝나고 상복도 채 벗지 못한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잠겨 있을 줄 알았던 시아버지 김 참봉은 사랑채에서 주판알을 튕기며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허허, 아들이 죽은 것은 애통한 일이나 이미 죽은 자는 죽은 자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 저 며느리 년이 시집올 때 가져온 패물과 땅문서가 어마어마한데, 저년이 우리 집안의 안주인 노릇을 하며 그 재산을 다 쥐고 흔들 생각을 하니 배가 아파서 잠이 오질 않는구나. 게다가 내가 젊은 첩이라도 하나 들이려 하면 저 반듯한 며느리 년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잔소리를 해댈 테니, 이참에 아예 생트집을 잡아서 맨몸으로 내쫓아야겠다!'

    탐욕에 눈이 먼 김 참봉은 당장 그날 밤 집안의 심복인 노비 마당쇠를 불러 은밀히 귓속말을 속삭였습니다. 이튿날 새벽, 아직 날이 채 밝지도 않았는데 김 참봉의 불호령 소리가 기와집 담장을 넘어 온 동네가 떠나가라 울려 퍼졌습니다.

    "이런 천하에 몹쓸 화냥년 같으니라고! 서방이 죽어 무덤의 흙도 마르지 않았거늘, 감히 외간 남자와 눈이 맞아 밤마다 담장 너머로 서신을 주고받아? 여봐라, 당장 저 더러운 년을 마당으로 끌어내지 못할까!"

    홍 씨는 자다가 날벼락 같은 소리에 버선발로 마당에 끌려 나왔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툇마루 아래에 무릎을 꿇은 홍 씨의 앞에는,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남자의 푸른 비단 주머니 하나와 음란한 시가 적힌 종이쪽지가 내던져졌습니다.

    "아버님, 이게 대체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소부는 서방님이 돌아가신 뒤로 대문 밖은커녕 내실 문밖으로도 한 발짝 나간 적이 없사옵니다. 이 주머니와 서신은 소부가 생전 처음 보는 물건이오니, 필시 누군가 소부를 모함하려 꾸민 짓이옵니다!"

    홍 씨가 억울함에 피눈물을 흘리며 결백을 호소했지만, 애초에 각본을 짜놓은 김 참봉이 들을 리가 없었습니다. 옆에 서 있던 마당쇠가 미리 입을 맞춘 대로 얄미운 표정을 지으며 거들었습니다.

    "마님, 시치미 떼지 마십시오! 어젯밤에 뒷담 개구멍으로 어떤 사내가 이 주머니를 던져 넣고 가는 것을 소인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죠!"

    "네 이놈 마당쇠야! 네가 하늘이 무섭지도 않더냐! 내가 언제 그리하였단 말이냐!"

    김 참봉은 수염을 부르르 떨며 지팡이로 마루를 쾅쾅 내리쳤습니다.

    "시끄럽다! 내 집안의 가풍을 더럽힌 부정하고 음란한 년에게 한 톨의 쌀도, 비단옷 한 벌도 줄 수 없다! 네가 시집올 때 가져온 패물과 땅문서는 네년의 죄값을 씻는 의미에서 우리 김 씨 가문에 모두 귀속시킬 것이니, 당장 그 입고 있는 무명 적삼 바람으로 내 집에서 썩 꺼지거라! 만약 관아에 고하거나 동네에서 주둥이를 놀렸다가는 간통죄로 묶어 멍석말이를 시켜 죽일 줄 알아라!"

    하인들의 거친 손길에 이끌려 대문 밖으로 내동댕이쳐진 홍 씨는, 굳게 닫히는 솟을대문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하게 주저앉았습니다. 친정아버지마저 지난해 세상을 떠나 의지할 곳 하나 없는 처지였기에, 시아버지는 홍 씨가 어디 가서 하소연할 데도 없다는 것을 알고 이토록 잔인하고 뻔뻔한 짓을 저지른 것이었습니다. 무릎이 까져 피가 흐르는 것도 잊은 채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문 홍 씨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습니다.

    '시아버지라는 작자가 어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리도 흉악무도한 짓을 저지른단 말인가! 내 비록 연약한 아낙네의 몸이나, 내 아버님이 피땀 흘려 모으신 재산과 내 억울한 누명을 이대로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다. 내 반드시 저 늙은 여우 같은 영감탱이의 곳간을 탈탈 털어 거리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만들고 말리라!'

    씬 2: 고갯길 주막에서의 기이한 인연과 변장술의 달인 장칠

    맨몸으로 쫓겨난 홍 씨는 우선 몸을 피하기 위해 고을 경계를 넘어 산고개 중턱에 있는 허름한 주막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다행히 평소 바느질 솜씨가 좋았던 그녀가 저고리 안주머니에 비상금으로 꿰매어 두었던 엽전 몇 푼이 있어, 당장 굶어 죽을 위기는 면할 수 있었습니다. 주막 구석 자리에 앉아 냉수만 들이켜며 어떻게 저 철통같은 김 참봉의 기와집을 털어 복수할 수 있을까 골몰하던 때였습니다.

    주막 문을 거칠게 박차고 들어온 육모방망이를 든 포졸 네 명이 주막 안을 매서운 눈초리로 훑어보았습니다.

    "여봐라 주모! 방금 이 고개로 애꾸눈에 왼뺨에 칼자국이 있는 도적놈 장칠이가 도망쳐 올라왔는데, 혹 이 주막에 들르지 않았느냐? 탐관오리 아전 놈의 집을 털어 달아난 흉악한 놈이다!"

    주막 안에는 홍 씨를 빼고는 구석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백발이 성성한 꼬부랑 할아범 한 명과, 맞은편에서 화장을 고치고 있는 앳된 남사당패 처녀 한 명뿐이었습니다. 포졸들이 백발 노인에게 다가가 어깨를 툭 치자, 노인은 귀가 먹은 듯 침을 흘리며 횡설수설했습니다.

    "에구구, 나리들... 내 나이가 올해 팔십이라 눈도 침침하고 귀도 안 들려서 도적놈인지 개똥인지 본 적이 없구먼유. 콜록콜록!"

    포졸들은 에이 재수 없다며 침을 뱉고는 주막을 빠져나갔습니다. 그런데 포졸들의 발소리가 멀어지기가 무섭게, 구석에 앉아 있던 그 꼬부랑 할아범이 허리를 꼿꼿이 펴며 일어나더니 얼굴에 붙였던 얇은 가죽 꺼풀과 하얀 수염을 휙 떼어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가면을 벗은 사내의 얼굴은 서른 살 남짓의 훤칠하고 기골이 장대한 미남자였으며, 눈빛은 호랑이처럼 총기가 넘쳤습니다. 주모조차 그가 노인이 아니라는 것을 전혀 몰랐던 듯 부엌에서 나오지도 않았고, 오직 구석에서 그 광경을 똑똑히 지켜본 홍 씨만이 입을 틀어막으며 깜짝 놀랐습니다.

    사내는 자신을 바라보는 홍 씨와 눈이 마주치자, 빙그레 웃으며 성큼성큼 다가와 홍 씨의 맞은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목소리 또한 방금 전의 노인네 목소리가 아닌, 굵고 시원시원한 장부의 목소리였습니다.

    "허허, 부인께서 소인의 비밀을 보셨군요. 소인이 바로 저 포졸들이 눈에 불을 켜고 찾던 천하의 변장 도적 장칠이라 합니다. 허나 소인은 가난한 백성의 것은 바늘 하나 훔치지 않고, 오직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쌓은 악덕 부자나 탐관오리의 곳간만 터는 놈이니 두려워 마십시오. 그나저나 부인의 행색과 눈빛을 보니 보통 억울한 일을 당한 것이 아닌 듯한데, 무슨 사연인지 이 장칠에게 한번 들려주실 수 있겠소?"

    홍 씨는 눈앞의 사내가 범상치 않은 인물이자, 하늘이 자신의 복수를 돕기 위해 내려보낸 귀인임을 단번에 직감했습니다.

    '세상에, 코앞에서 포졸들의 눈을 감쪽같이 속여 넘기는 저 신출귀몰한 변장술이라니! 게다가 불의한 자들의 재물만 터는 의적이라 하지 않는가. 저 사내와 손을 잡는다면 저 욕심쟁이 시아비의 곳간을 터는 것은 손바닥 뒤집기보다 쉬운 일일 것이다!'

    홍 씨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장칠에게 정중히 절을 올린 뒤, 자신이 김 참봉의 며느리였다는 사실과 남편이 죽자마자 시아버지가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간통이라는 억지 누명을 씌워 알몸으로 내쫓은 사연을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이야기를 듣던 장칠은 분통이 터진다는 듯 탁자를 주먹으로 쾅 내리쳤습니다.

    "아니, 세상에 그런 파렴치하고 벼락 맞을 영감탱이가 다 있단 말이오! 제 아들이 죽었는데 며느리를 보살피기는커녕 친정 재산까지 꿀꺽하겠다고 그런 더러운 누명을 씌워 내쫓다니! 부인, 눈물을 거두시오. 이 장칠이가 부인의 그 피 맺힌 원한을 아주 통쾌하게 풀어드리리다!"

    홍 씨의 눈이 반짝 빛났습니다.

    "장칠 나리, 진정 제 복수를 도와주시렵니까? 만약 그 늙은이의 곳간을 여는 데 성공하기만 한다면, 저의 친정 재산을 제외한 김 참봉 그자의 재산 절반을 나리께 사례로 드리겠습니다. 내 그 집에서 삼 년을 살아 집안 구조와 곳간 위치, 그리고 시아버지의 고약한 버릇까지 손금 보듯 훤히 알고 있사옵니다."

    장칠은 흥미롭다는 듯 팔짱을 끼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습니다.

    "호오, 그 구두쇠 영감탱이의 가장 큰 약점이 무엇이오?"

    "그 영감은 돈 앞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으나, 예쁜 계집 앞에서는 간도 쓸개도 다 빼놓을 만큼 지독한 호색한이옵니다. 특히 한양에서 내려온 콧대 높은 일패 기생이라면 사족을 못 쓰고 침을 흘리지요. 나리의 그 신묘한 변장술로 노인네가 될 수 있다면, 혹시 절세미녀로도 둔갑하실 수 있사옵니까?"

    장칠은 홍 씨의 기막힌 발상에 무릎을 탁 치며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으하하하! 부인의 지략이 제갈공명 못지않구려! 나 장칠이가 스무 살 때 남사당패에서 여장 광대 노릇을 삼 년이나 한 몸이오. 분을 바르고 치마저고리를 입으면 지나가던 사내들이 전부 전봇대에 이마를 찧을 만큼 요염한 미녀가 되는 것은 일도 아니지요! 좋소, 우리가 그 호색한 영감탱이의 코를 납작하게 해줄 기막힌 연극을 한번 꾸며봅시다!"

    씬 3: 절세미녀 기생 매향의 등장과 녹아내리는 호색한 시아버지

    사흘 뒤, 연안 고을의 장터와 주막거리에는 한양 교방에서 잠시 요양차 내려왔다는 절세미녀 일패 기생 '매향'에 대한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습니다. 살결은 백옥처럼 희고, 허리는 버들가지처럼 가늘며, 눈웃음 한 번 치면 날아가는 기러기도 떨어뜨릴 정도라는 소문에 고을의 한량들이 전부 난리가 났습니다. 물론 이 소문을 퍼뜨린 것은 남장을 하고 장터를 돌아다닌 홍 씨였고, 그 화제의 주인공 매향은 바로 기생으로 감쪽같이 변장한 장칠이었습니다.

    장칠은 골격이 크긴 했으나 어깨를 둥글게 말고 풍성한 대수머리에 화려한 장신구를 꽂고, 얼굴에 백분과 연지를 곱게 발라 눈꼬리를 길게 빼니 그야말로 서구적이고도 뇌쇄적인 요부의 자태가 따로 없었습니다. 게다가 목소리까지 목구멍을 반쯤 조여 간드러지는 가성을 내니, 천하의 어느 누구도 그 치마 속에 털이 수북한 사내의 다리가 숨겨져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소문이 퍼진 이튿날 오후, 계획대로 김 참봉이 마당쇠를 거느리고 거드름을 피우며 장터 주막 앞을 지나갈 때였습니다. 화려한 비단 가마에서 사뿐히 내려서는 매향의 모습을 본 순간, 김 참봉은 그 자리에서 두 눈이 화등잔만 해져서 입을 쩍 벌렸습니다.

    '허어, 세상에! 내 육십 평생 저리도 요염하고 탐스러운 여인은 처음 보는구나! 키도 늘씬하고 가슴팍도 봉긋한 것이, 품에 한 번 안아보면 당장 십 년은 젊어지겠다!'

    장칠, 아니 매향은 김 참봉이 자신을 넋 놓고 바라보는 것을 곁눈질로 확인하고는, 일부러 김 참봉의 앞을 지나가다 비단신을 헛디딘 척하며 "어머나!" 하고 간드러진 비명을 지르며 김 참봉의 품으로 쓰러지듯 안겼습니다. 코끝을 찌르는 진한 분 냄새와 꽃향기에 김 참봉은 정신이 아찔해져서 침을 질질 흘리며 매향의 허리를 덥석 받아 안았습니다.

    "어허, 낭자! 어디 다친 데는 없소이까? 이리 곱고 귀한 몸이 땅바닥에 넘어졌으면 큰일 날 뻔했구려, 헤헤헤!"

    매향은 부끄러운 듯 홍조 띤 뺨을 손수건으로 살짝 가리며, 김 참봉의 가슴팍을 손가락 끝으로 살살 간지럽히듯 쓸어내렸습니다.

    "아이구, 나리께서 이리 듬직하게 받아주시지 않았더라면 소녀의 고운 얼굴에 흉이 질 뻔했사옵니다. 나리의 풍채와 기품을 보니 이 고을에서 가장 지체 높고 부유하신 어르신이 분명하신데, 소녀 같은 미천한 기생을 이리 구해주시니 어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사옵니다, 호호호!"

    간드러지는 웃음소리에 김 참봉은 뼈마디가 다 녹아내리는 듯하여 주름진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습니다.

    "보, 보답이라니! 내가 바로 이 연안 땅에서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김 참봉이오! 내 집에 쌀이 만 석이요 황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소이다. 마침 내 집 안채가 텅 비어 적적하던 참인데, 매향 낭자가 오늘 밤 내 집에 와서 거문고 한 곡조 들려주며 술 한잔 따라준다면 내 비단 백 필인들 아깝겠소?"

    매향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김 참봉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대고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었습니다.

    "어머, 참봉 어르신! 소녀도 어르신처럼 듬직하고 재력 있으신 분을 사모하였사옵니다. 허나 소녀는 한양에서도 이름난 기생이라 남들의 눈이 무섭고 구설에 오르는 것이 싫사옵니다. 만약 오늘 밤 어르신 댁의 하인들과 노비들에게 전부 휴가를 주어 집 밖으로 내보내 주시고, 단둘이서만 오붓하게 밤을 보낼 수 있게 해주신다면... 소녀가 오늘 밤 어르신을 하늘 끝까지 모셔다 드리겠사옵니다."

    이 말에 김 참봉은 이성이고 뭐고 완전히 마비되어 버렸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도둑이 들까 봐 노비들에게 밤새도록 마당을 지키게 했을 구두쇠였으나, 절세미녀와 단둘이 방해받지 않고 뜨거운 밤을 보낼 수 있다는 유혹 앞에서는 앞뒤 가릴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그, 그게 참말이오? 하인들이야 당장 오늘 밤 다 내보내면 그만이지! 내 집 대문 자물쇠와 곳간 열쇠는 항상 내 허리춤에 차고 있으니 도둑 걱정도 없소이다! 오늘 밤 해가 지거든 내 집 뒷문으로 오시오. 내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목을 빼고 기다리겠소!"

    김 참봉이 춤이라도 출 듯이 궁둥이를 들썩거리며 돌아가자, 매향으로 변장한 장칠은 손수건 뒤로 혀를 날름 내밀며 통쾌한 웃음을 참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씬 4: 달콤한 유혹의 밤과 몰래 넘어간 황동 곳간 열쇠

    해가 서산 너머로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어스름한 땅거미가 황해도 연안 고을을 뒤덮자, 김 참봉의 거대한 기와집에는 평소와 다른 기묘한 정적이 흘렀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행랑채에서 노비들이 저녁상을 물리고 마당을 쓸거나 장작을 패는 소리로 소란스러웠을 시각이었으나, 오늘 밤만은 개미 새끼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았습니다. 낮에 한양 기생 매향의 간드러진 귓속말에 완전히 혼이 빠진 김 참봉이, 마당쇠를 비롯한 집안의 모든 솔거노비들에게 엽전 두 푼씩을 쥐여주며 내일 아침 해가 뜰 때까지 아랫마을 주막에 가서 술이나 마시고 오라며 등 떠밀어 내보냈기 때문이었습니다. 단돈 한 푼에도 벌벌 떨던 구두쇠 영감이 노비들에게 용돈까지 주며 집을 비우라고 하니, 노비들은 영문도 모른 채 웬 떡이냐 싶어 얼씨구나 하고 일찌감치 대문을 나서고 말았습니다.

    집 안이 텅 비자 김 참봉은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처럼 신이 났습니다. 그는 안방 아랫목에 두꺼운 비단 금침을 미리 깔아두고, 방 안 구석구석에 값비싼 향을 피워 노인네 특유의 퀴퀴한 냄새를 없애느라 법석을 떨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장롱 깊숙이 아껴두었던 옥색 비단 도포를 꺼내 입고, 머릿기름을 반질반질하게 발라 넘긴 뒤, 거울 앞에서 주름진 볼을 꼬집어 보며 연신 헤벌쭉한 웃음을 흘렸습니다.

    '허허허, 오늘 밤이 내 육십 평생에 다시없을 극락이로구나! 한양 대궐의 판서 대감들도 줄을 서서 기다린다는 일패 기생 매향이가 내 품에 스스로 안기겠다니, 내가 아직도 사내로서의 기백이 살아있다는 증거가 아니더냐! 아까 낮에 미리 달여 마신 녹용 대보탕 덕분인지 벌써부터 아랫배가 불끈불끈 솟구치는구나. 어서 밤이 깊어 저 요염한 매향이가 내 방 문고리를 잡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김 참봉이 부엌에서 미리 차려둔 산해진미 주안상을 방 한가운데에 들여놓고 초조하게 손가락만 만지작거리던 밤 이경 무렵이었습니다. 마침내 후원 쪽에 난 작은 쪽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열리더니, 달빛을 등지고 그림자 하나가 사뿐사뿐 마당을 가로질러 걸어 들어왔습니다. 다름 아닌 천하의 변장 도적 장칠이 분장한 절세미녀 기생 매향이었습니다. 장칠은 낮보다 훨씬 더 짙고 화려하게 연지와 백분을 바르고, 속살이 비칠 듯 말 듯 한 얇은 붉은색 갑사 저고리에 남색 비단 치마를 휘감아 누가 보아도 사내의 간장을 녹일 듯한 요부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한 손에는 은은한 꽃향기가 진동하는 백자 술병이 든 대나무 바구니를 들고 있었습니다.

    버선발로 툇마루까지 뛰어나온 김 참봉은 매향의 모습을 보자마자 입가에 고인 침을 닦을 새도 없이 두 팔을 벌려 반겼습니다.

    "오오, 매향 낭자! 내 목이 빠져라 기다리다가 눈이 다 짓무를 뻔하였소! 밤바람이 찬데 어서 이리 방 안으로 들어오시오!"

    매향은 부끄러운 듯 고개를 살짝 숙이며 김 참봉의 손을 잡고 방 안으로 미끄러지듯 들어섰습니다. 물론 장칠의 거칠고 두꺼운 손바닥이 들통나지 않도록, 손에는 얇고 부드러운 명주 장갑을 끼고서 한양 기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최신 멋이라고 둘러대는 치밀함까지 잊지 않았습니다.

    "아이구, 참봉 어르신. 이리도 방 안을 따뜻하고 향기롭게 꾸며놓으시다니, 어르신의 세심한 배려에 소녀의 마음이 벌써부터 봄눈 녹듯 녹아내리는 듯하옵니다. 소녀도 어르신의 그 듬직한 정성에 보답하고자, 한양에서 내려올 때 임금님 수라상에만 오른다는 귀한 백화주를 특별히 한 병 품어 왔사옵니다."

    "백화주라니, 이름만 들어도 향기에 취할 듯하구나! 헌데 매향아, 술이야 천천히 마셔도 되는 것이고 우선 이리 내 무릎 위로 올라와 보거라. 내 너의 그 고운 허리를 한 번 안아보고 싶어서 낮부터 지금까지 숨이 막혀 죽는 줄 알았느니라!"

    성급해진 김 참봉이 게걸스러운 눈빛을 번뜩이며 매향의 허리춤을 덥석 움켜쥐려 들자, 장칠은 속으로 구역질이 올라오는 것을 꾹 참으며 나비처럼 몸을 살짝 비틀어 빠져나갔습니다. 그리고는 김 참봉의 어깨 위에 두 손을 살포시 얹고 귓가에 뜨거운 입김을 호 불어넣으며 간드러진 가성으로 속삭였습니다.

    "어머나, 어르신도 참! 대가의 기품 있는 어르신께서 어찌 이리도 시골 장돌뱅이처럼 서두르시옵니까? 남녀 사이의 깊은 정이라는 것은 본래 향기로운 술이 한 잔 들어가 혈기가 돌고, 눈빛이 은근하게 마주쳐야 비로소 불꽃처럼 타오르는 법 아니겠사옵니까? 소녀가 정성껏 따라드리는 이 사랑의 백화주를 먼저 다섯 잔만 비우시옵소서. 그리하시면 소녀가 어르신께서 시키시는 대로 옷고름을 풀고 밤새도록 시중을 들겠사옵니다, 호호호!"

    매향의 요염한 눈웃음과 달콤한 아양에 김 참봉은 코밑이 벌렁거리며 넋이 완전히 나가버렸습니다.

    "하하하, 네 말이 백번 옳구나! 내 네가 너무 어여뻐서 잠시 체통을 잊었느니라. 좋다, 네 고운 손으로 따라주는 술이라면 사약이라도 마실 터이니 어서 가득 부어보거라!"

    장칠은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백자 술병을 기울여 잔을 채웠습니다. 이 백화주로 말할 것 같으면, 장칠이 도둑질을 할 때 부잣집 개나 파수꾼들을 재우기 위해 쓰는 강력한 몽한약 가루를 꿀물에 타서 섞어 만든 특제 약주였습니다. 한 잔만 마셔도 다리가 풀리고, 석 잔을 마시면 벼락이 떨어져도 모를 만큼 깊은 잠에 빠지는 무서운 술이었습니다. 김 참봉은 매향이 술잔을 입술에 대어주자 좋다고 헤벌쭉 웃으며 단숨에 잔을 들이켰습니다.

    "크하! 달구나, 달아! 과연 대궐에서 마시는 술이라 그런지 목구멍으로 넘어갈 때 꽃향기가 확 퍼지는 것이 일품이로구나! 자, 어서 다음 잔도 따라보거라!"

    "어르신, 술만 잡수시면 입이 심심하실 터인데, 소녀가 어르신의 그 늠름한 기상을 생각하며 궁금한 것이 하나 있사옵니다. 아까 대문을 들어오면서 보니 마당 저편에 있는 대곳간이 어찌나 크고 튼튼하던지, 과연 황해도 제일의 거부라는 소문이 헛말이 아니더군요. 저 곳간과 이 안방에는 얼마나 많은 금은보화가 들어있기에 어르신께서 이리도 당당하신 것이옵니까?"

    이미 두 잔째 술을 비우고 눈꺼풀이 스르르 풀리기 시작한 김 참봉은, 미녀 앞에서 자신의 재력을 한껏 뽐내고 싶은 허영심이 발동하여 혀가 반쯤 꼬인 소리로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헤헤헤, 네가 내 재산이 궁금하더냐? 저 바깥 대곳간에는 쌀이 수천 석이요, 한양에서 사들인 비단과 인삼, 녹용이 천장까지 꽉 차 있느니라! 하지만 진짜 알짜배기 보물은 거기에 있지 않아... 바로 내 허리춤에 차고 있는 이 황동 열쇠 꾸러미를 보아라. 이 중에서 유독 반질반질한 작은 열쇠가 보이지? 이게 바로 저기 저 모란 병풍 뒤에 숨겨진 벽장 속 무쇠 철궤를 여는 열쇠란다!"

    장칠은 눈을 반짝이며 세 번째, 네 번째 술잔을 연달아 김 참봉의 입에 털어 넣으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어머, 무쇠 철궤라니요? 그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길래 이리도 귀하게 열쇠를 품고 계신 것이옵니까?"

    "크흐흐... 그 안에는 내가 평생 모은 황금 덩어리와 은자, 연안 땅 절반을 차지하는 논밭 문서들, 그리고 얼마 전에 내쫓은 내 못된 며느리 년이 친정에서 가져온 비취 패물과 보석들이 산더미처럼 들어있지! 그 어리석은 며느리 년이 제 서방 죽고 나서 그 재산을 다 차지할 줄 알았겠지만, 어림도 없는 소리! 내가 살짝 꾀를 내어 부정한 년으로 몰아 알몸으로 쫓아내고 그 재산을 다 내 것으로 만들었단 말이다... 오늘 밤 네가 나를 기쁘게 해주면 내일 아침에 그 며느리 년의 가장 큰 금비녀를 네 머리에 꽂아주마... 어어, 헌데 매향아... 왜 네 얼굴이 두 개로 보였다가 세 개로 보였다가 하느냐..."

    다섯 잔째 술을 마지막 방울까지 삼킨 김 참봉은 매향의 비단 치마 자락을 붙잡으려 허공에 손을 허우적거리다가, 이내 눈을 허옇게 뒤집으며 방바닥에 고꾸라지듯 쓰러졌습니다. 쿵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코를 박은 김 참봉은 그 즉시 드르렁드르렁 집이 떠나가라 코를 골기 시작했습니다.

    방 안을 가득 메운 코골이 소리에 장칠은 그제야 둥글게 말았던 어깨를 쫙 펴고 자리에서 우뚝 일어섰습니다. 간드러지고 요염하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냉철하고 늠름한 의적 본연의 얼굴로 돌아온 장칠은 가성 쓰느라 칼칼해진 목을 가다듬으며 본래의 굵직한 목소리로 통쾌하게 내뱉었습니다.

    "에이그, 천하에 구제 불능인 늙은 여우 같은 영감탱이 같으니라고! 제 입으로 며느리를 모함해 내쫓고 재산을 가로챘다고 술술 불어대는 꼴을 보니, 오늘 네놈의 곳간을 먼지 한 톨 남기지 않고 터는 것은 하늘도 쌍수를 들고 반길 정의로운 일이로구나!"

    장칠은 곯아떨어진 김 참봉의 볼따구니를 손바닥으로 찰싹찰싹 때려 미동조차 없는 것을 확인한 뒤, 그의 허리춤에 단단히 묶여 있던 황동 열쇠 꾸러미를 거침없이 낚아채 풀어들었습니다.

    씬 5: 한밤중의 통쾌한 곳간 싹쓸이와 시아버지의 기막힌 추태

    열쇠 꾸러미를 손에 쥔 장칠은 곧장 후원 쪽으로 난 창문을 활짝 열고, 밤하늘을 향해 손을 입에 모아 부엉이 울음소리를 두 번 길게 내었습니다. 부엉, 부엉 하는 소리가 고요한 밤공기를 가르자마자, 굳게 닫혀 있던 뒷문 너머에서 누군가 기다렸다는 듯이 문을 열고 들어섰습니다. 다름 아닌 시아버지에게 억울하게 쫓겨났던 며느리 홍 씨였습니다. 홍 씨는 거추장스러운 치마 대신 활동하기 편한 사내의 바지저고리를 입고 머리를 질끈 묶은 채, 튼튼한 황소 두 마리가 끄는 큰 짐수레 두 대를 몰고 마당 한가운데로 들어왔습니다. 수레 위에는 재물을 담을 두꺼운 마대 자루와 다섯 겹으로 누빈 무명 보자기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습니다.

    마루 아래로 내려와 수레의 고삐를 기둥에 묶은 홍 씨가 안방으로 뛰어 올라왔습니다.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대자로 뻗어 침을 질질 흘리며 자고 있는 시아버지 김 참봉과, 화려한 기생 복장을 한 채 치마를 걷어 올리고 서 있는 장칠의 기묘한 조합을 본 홍 씨는, 긴장했던 마음이 탁 풀리며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손등으로 입을 막아 겨우 참아냈습니다.

    "장칠 나리, 참으로 노고가 크셨사옵니다! 천하의 구두쇠이자 의심병 환자인 저 시아버지가 나리의 미인계에 넘어가 저리도 순순히 곯아떨어지다니, 나리의 그 신출귀몰한 재주는 귀신도 혀를 내두를 정도이옵니다."

    장칠은 머리에 꽂았던 무거운 가체와 장신구들을 귀찮다는 듯이 쑥 뽑아 방바닥에 던져놓고는, 소매를 걷어붙이며 시원스럽게 웃었습니다.

    "허허, 부인! 이 영감탱이가 어찌나 여색에 굶주려 있던지 내가 눈웃음 두어 번 치고 손끝으로 가슴팍을 살짝 긁어주었더니,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것처럼 굴더이다! 심지어 술에 취해 부인에게 억지 누명을 씌워 쫓아내고 재산을 꿀꺽했다는 자백까지 제 입으로 술술 불었으니, 이제 양심의 가책 따위는 조금도 느끼실 필요가 없소이다. 자, 약기운이 아무리 강해도 새벽녘이면 깰 터이니 어서 부지런히 손을 놀려 이 집구석을 싹 비워버립시다!"

    장칠이 건네준 황동 열쇠 꾸러미를 받아 든 홍 씨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습니다.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랫목에 세워진 모란 병풍을 옆으로 걷어내고, 벽지와 똑같은 색으로 칠해져 있어 외지인은 절대 찾을 수 없는 비밀 벽장 문을 열었습니다. 벽장 안에는 어른 허리 높이만 한 시커먼 무쇠 철궤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홍 씨가 작은 황동 열쇠를 자물쇠 구멍에 꽂고 힘껏 돌리자, 찰칵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무거운 철궤의 뚜껑이 열렸습니다.

    뚜껑이 열리자마자 촛불 빛을 받아 번쩍거리는 황금빛과 푸른 비취 빛이 방 안을 환하게 밝혔습니다. 철궤의 맨 위칸에는 홍 씨가 시집올 때 친정아버지가 눈물로 챙겨주었던 금은 패물과 어머니의 유품인 쌍가락지, 비취 비녀들이 그대로 들어 있었고, 그 아래칸에는 김 참봉이 평생 고리대금과 소작농들의 피땀을 쥐어짜 모은 순금 덩어리와 은자, 그리고 연안 땅의 기름진 논밭 문서 수백 장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불효녀가 어리석어 저 흉악한 시아비에게 빼앗겼던 우리 가문의 피땀 어린 재산을 이제야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저 노인이 평생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하며 긁어모은 이 불의한 재물들 또한, 오늘 밤 내가 모조리 거두어 그 죗값을 치르게 할 것입니다!'

    홍 씨는 벅차오르는 감격을 누르며 넓적한 보자기를 펴고 패물과 금덩이, 땅문서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쓸어 담았습니다. 그러다 철궤 맨 밑바닥에서 수십 장의 노비 문서를 발견한 홍 씨는 잠시 손을 멈추었습니다. 그 문서들은 김 참봉이 흉년에 쌀 몇 되를 빌려주고 이자를 갚지 못한 가난한 양민들을 강제로 노비로 삼으며 받아낸 피 맺힌 문서들이었습니다. 홍 씨는 그 노비 문서들을 전부 꺼내어 방 한구석에 피워진 화롯불 속에 던져 넣었습니다. 종이가 시뻘건 불꽃을 내며 타들어 가 한 줌의 재로 변하는 동안, 홍 씨는 오직 한 장의 문서만은 불에 태우지 않고 챙겼습니다. 바로 시아버지와 결탁하여 자신이 외간 남자와 통정했다고 거짓 증언을 했던 간악한 노비 마당쇠의 문서였습니다.

    "이 마당쇠 놈의 문서는 내일 아침 동네 우물가에 붙여두어, 저놈이 평생 도망치지 못하고 망해버린 주인 영감과 함께 진흙탕에서 뒹굴도록 만들어야겠사옵니다."

    홍 씨의 야무지고도 단호한 일 처리에 장칠은 감탄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안방의 철궤를 먼지 한 톨 남기지 않고 싹 비운 두 사람은, 이번에는 가장 큰 열쇠를 들고 마당 건너편에 있는 대곳간으로 향했습니다. 장칠이 팔뚝만 한 무쇠 자물쇠를 열고 육중한 곳간 문을 활짝 젖히자, 그 안에는 진귀한 물품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장칠은 천하장사 못지않은 괴력을 발휘하여, 장정 두 명이서도 들기 힘든 무거운 엽전 궤짝들을 양팔에 하나씩 번쩍번쩍 들어 올려 달구지에 실었습니다. 홍 씨 또한 땀을 흘리며 한양에서 들여온 최상급 비단 수백 필과 산삼, 녹용, 사향 같은 값비싼 약재 상자들을 부지런히 날랐습니다. 쌀가마니까지 다 싣고 갈 수는 없었기에, 홍 씨는 쌀독과 곡식 자루들은 곳간 문밖 마당에 끌어내어 자루 주둥이를 칼로 찢어놓았습니다. 내일 아침 가난한 마을 사람들이나 새들이 와서 마음껏 주워 먹을 수 있게 하려는 속셈이었습니다.

    한 시간 남짓 구슬땀을 흘린 끝에, 두 대의 큰 달구지는 금은보화와 비단, 엽전 궤짝들로 산더미처럼 가득 찼습니다. 이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떠나려던 찰나, 장칠이 갑자기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홍 씨에게 말했습니다.

    "부인, 이대로 그냥 가기에는 저 얄미운 영감탱이에게 주는 선물이 너무 심심하지 않소? 잠깐만 기다리시오. 내가 저 노인네가 평생 잊지 못할 기막힌 치장을 해주고 오리다!"

    장칠은 다시 안방으로 뛰어 올라가 문갑 위에 놓인 벼루에 먹을 아주 진하게 갈았습니다. 그리고는 굵은 붓에 먹물을 듬뿍 묻혀 코를 골며 자고 있는 김 참봉의 얼굴로 다가갔습니다. 장칠은 거침없는 붓놀림으로 김 참봉의 두 눈 주위에 시커먼 동그라미를 그려 우스꽝스러운 안경을 만들고, 콧구멍 밑에는 돼지 꼬리처럼 말린 수염을 그려 넣었습니다. 게다가 이마 한가운데에는 큼지막한 해서체로 '며느리 재산 탐내다 망한 호색한'이라고 또렷하게 적어 놓았습니다.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았던지, 장칠은 자신이 입고 있던 기생 치마저고리와 김 참봉의 비단 도포를 둘 다 홀랑 벗겨냈습니다. 그리고는 봇짐 속에서 사흘 전 홍 씨가 쫓겨날 때 입고 있었던 해지고 흙 묻은 무명 치마저고리를 꺼내어, 털이 수북한 김 참봉의 알몸에 억지로 꾸역꾸역 입혀 놓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뽑아 던져두었던 무거운 기생 가체까지 김 참봉의 대머리에 비뚤게 씌워 놓으니, 그야말로 세상에 다시없을 해괴망측한 몰골이 완성되었습니다.

    "크하하하! 영감탱이, 오늘 밤 미녀와 극락에 가고 싶다더니 네가 직접 천하일색의 미녀가 되었구나! 내일 아침에 깨어나 거울을 보면 까무러치다 못해 숨이 넘어갈 판이니, 이 정도면 부인의 맺힌 한이 십 년 묵은 체증 내려가듯 싹 내려가지 않겠소?"

    안방 문틈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던 홍 씨는 배를 잡고 허리가 꺾어져라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사흘 전 피눈물을 흘리며 쫓겨나던 설움은 밤하늘의 연기처럼 말끔히 사라지고, 가슴속에는 세상을 다 얻은 듯한 통쾌함과 후련함만이 가득 차올랐습니다.

    씬 6: 알거지가 된 시아버지의 최후와 새 인생을 찾은 두 사람의 합궁

    이튿날 아침, 해가 중천에 높이 떠올랐는데도 기와집 대문이 굳게 닫혀 있자, 아랫마을 주막에서 밤새 술을 마시고 돌아온 마당쇠와 노비들이 어리둥절해하며 쪽문을 통해 마당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마당에 들어서자마자 노비들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굳게 잠겨 있어야 할 대곳간 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그 안에 가득했던 비단과 약재, 엽전 궤짝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채 찢어진 쌀자루에서 쏟아진 쌀알들만 마당에 하얗게 흩어져 있었습니다.

    "아,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곳간이 털렸다! 도둑이 들었어!"

    마당쇠가 사색이 되어 비명을 지르며 안방으로 뛰어 올라가 방문을 벌컥 열었습니다. 그리고 방 안을 들여다본 마당쇠와 노비들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안방 한가운데에는 모란 병풍이 쓰러져 있고 비밀 벽장의 무쇠 철궤는 텅 비어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으며, 그 앞에는 주인 영감인 김 참봉이 쫓겨난 며느리의 해진 무명 치마저고리를 입고 머리에는 기생 가체를 뒤집어쓴 채, 얼굴 가득 시커먼 먹물 낙서를 달고 코를 골며 누워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나, 나리! 참봉 나리! 정신 좀 차려보십시오! 큰일 났습니다요!"

    마당쇠가 달려들어 김 참봉의 어깨를 사정없이 흔들어 깨우자, 그제야 약기운에서 조금씩 벗어난 김 참봉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인상을 찌푸리며 눈을 떴습니다.

    "으음... 시끄럽다 이놈들아, 어제 내가 매향이와 얼마나 달콤한 술을 마셨는데... 어라? 매향아, 어디 갔느냐? 내 비단 도포는 어디 가고 왜 내 몸에 이 거지 같은 아낙네 치마가 걸쳐져 있는 것이냐?"

    김 참봉이 비틀거리며 일어나 앉자, 노비들이 손가락으로 활짝 열린 벽장 속 빈 철궤와 대곳간을 가리키며 울상을 지었습니다.

    "나리! 매향이고 나발이고 지금 벽장 속의 황금과 땅문서, 그리고 바깥 대곳간의 재물이 먼지 한 톨 남지 않고 싹 털렸사옵니다! 나리의 얼굴도 거울로 한번 보십시오!"

    마당쇠가 건네준 구리거울을 받아 든 김 참봉은, 거울 속에 비친 돼지 수염과 이마에 적힌 글씨를 보고는 눈알이 튀어나올 듯이 경악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텅 빈 철궤 속을 확인한 순간, 김 참봉은 심장이 멎는 듯한 충격에 외마디 비명을 질렀습니다.

    "으아악! 내 돈! 내 황금! 내 땅문서! 그 매향이라는 기생 년이 계집이 아니라 내 재산을 노린 도적놈이었단 말이냐! 여봐라, 당장 관아로 달려가 포졸들을 불러오너라! 아니, 내가 직접 사또에게 달려가야겠다!"

    김 참봉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치마저고리를 입은 채 맨발로 대문 밖 거리로 뛰쳐나갔습니다. 마침 아침 장이 서서 거리에는 수많은 마을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는데, 연안 고을 최고 부자라는 김 참봉이 기생 머리를 얹고 아낙네 치마를 입은 채 얼굴에 '며느리 재산 탐내다 망한 호색한'이라는 글씨를 달고 뛰어다니니 온 동네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푸하하하! 저기 김 참봉 영감 꼴 좀 보소! 아들이 죽어 상중인데 기생을 불러들여 놀아나다가 곳간을 다 털리고 미쳐버렸다네!"

    "그럼 그렇지! 죄 없는 며느리를 모함해서 알몸으로 쫓아내고 친정 재산까지 가로채더니, 하늘이 무심치 않아 천벌을 받은 게지! 쌤통이다, 쌤통!"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폭소가 쏟아지는 가운데, 뒤늦게 자신의 몰골을 깨달은 김 참봉은 수치심과 재산을 다 잃었다는 절망감에 그만 길바닥에서 뒷목을 잡고 피를 토하며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관아에 고발하려 해도 아들의 상중에 기생을 불러 음란한 짓을 하려 했다는 사실과 며느리를 무고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오히려 자신이 감옥에 갈 판이라 어디 하소연할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극심한 홧병으로 반신불수가 된 김 참봉은, 남아있던 집마저 빚쟁이들에게 넘어가고 심복이었던 마당쇠에게마저 버림받아 길거리에서 남의 식은 밥을 빌어먹는 거지 신세로 전락하여 평생 피눈물을 흘리며 죗값을 치렀습니다.

    한편, 그 무렵 황해도를 완전히 벗어나 산수 좋고 인심 후하기로 소문난 경상도 안동 땅에 자리를 잡은 홍 씨와 장칠은, 달구지에 싣고 온 막대한 재물로 고을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아흔아홉 칸 기와집과 기름진 논밭 수천 마지기를 사들였습니다. 새 보금자리가 마련되자, 홍 씨는 정갈하게 단장을 하고 장칠을 안방으로 청하여 상 위에 황금과 땅문서의 절반을 올려놓고 정중히 큰절을 올렸습니다.

    "장칠 나리, 나리의 그 넓으신 의협심과 신기루 같은 변장술이 아니었더라면, 소첩은 억울한 누명을 쓴 채 길가에서 굶어 죽는 원귀가 되었을 것이옵니다. 당초 약조드린 대로 제 친정 재산을 제외한 김 참봉의 재물 절반을 여기 내놓았으니, 부디 거두어 주시옵소서."

    그러자 기생 분장을 말끔히 지우고 푸른 비단 도포를 차려입어 귀공자처럼 훤칠해진 장칠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홍 씨의 맞은편에 앉아 그녀의 고운 두 손을 따뜻하게 감싸 쥐었습니다.

    "부인, 이 장칠이가 비록 세상을 떠돌며 탐관오리의 재물을 터는 도적으로 살아왔으나, 어찌 재물이 탐나서 부인을 도왔겠소이까. 함께 큰일을 도모하면서 보여준 부인의 그 총명한 지혜와 불의에 굴하지 않는 기개, 그리고 노비 문서까지 태워주는 어진 마음씨를 보며 소인의 가슴속에는 황금보다 더 귀한 연모의 정이 싹텄소이다. 부인, 이제 우리는 둘 다 세상에 의지할 곳 없는 홀몸이니, 이 재산을 반으로 쪼갤 것이 아니라 부인과 내가 부부의 연을 맺어 평생 한 이불을 덮고 사는 것이 어떻겠소?"

    장칠의 진심 어린 고백과 사내다운 듬직한 눈빛에, 홍 씨의 하얀 두 뺨이 복숭아꽃처럼 붉게 물들었습니다. 사실 홍 씨 역시 자신을 위해 여장까지 마다하지 않고 목숨 걸고 도와준 장칠의 유쾌하고도 듬직한 모습에 이미 마음이 깊이 흔들리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그녀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모기 소리만 한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나리 같은 훌륭한 대장부께서 소첩처럼 흠 있는 여인을 거두어 주신다면, 소첩은 죽는 날까지 나리를 하늘처럼 받들고 살겠사옵니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안동 기와집의 넓은 안방에 붉은 원앙 금침을 깔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둘만의 단출하고도 뜨거운 혼례식을 올렸습니다. 합환주를 나누어 마신 뒤 촛불이 꺼지자, 장칠은 홍 씨의 가녀린 어깨를 품에 와락 끌어안았습니다. 전 남편이 워낙 어릴 때부터 병약하여 혼인 생활 삼 년 내내 제대로 된 부부의 살을 섞어본 적이 없었던 홍 씨는, 바위처럼 단단하고 호랑이처럼 기운이 넘치는 장칠의 뜨거운 품속에서 생전 처음 느껴보는 황홀하고도 벅찬 합궁의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밤새도록 창호지 문 너머로 두 사람의 다정한 속삭임과 행복한 웃음소리가 봄바람처럼 끊이지 않았고, 두 사람의 몸과 마음은 완벽하게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 후로 장칠은 도둑질을 완전히 청산하고 이름을 바꾸어 어엿한 대지주이자 상단을 이끄는 거상으로 거듭났습니다. 두 부부는 김 참봉에게서 빼앗은 재물 중 상당수를 떼어내어 고을의 굶주린 백성들에게 구휼미를 풀고 다리를 놓아주는 등 선행을 베풀며 살았기에, 고을 사람들로부터 살아있는 부처님 내외라는 칭송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이듬해에는 장칠을 꼭 빼닮은 튼튼한 쌍둥이 아들까지 낳아 집안에 웃음꽃이 떠나지 않았으니, 악독한 시아버지에게 쫓겨났던 과부 며느리는 자신의 지혜와 용기로 통쾌한 복수를 이룬 것은 물론이요, 세상에 둘도 없는 멋진 남편을 만나 평생 비단옷 입고 떵떵거리며 만수무강을 누렸다고 합니다.

    유튜브 엔딩멘트:

    오늘 들려드린 고전 야담 명엽지해 속 과부 며느리와 변장 도둑의 유쾌하고 통쾌한 복수극, 재미있게 들으셨나요? 아들이 죽자마자 며느리의 재산까지 가로채려던 파렴치한 구두쇠 시아버지가, 자신의 치명적인 약점인 호색한 기질 때문에 여장 도둑의 미인계에 홀려 하룻밤 사이에 알거지가 되고 망신살이 뻗치는 과정이 참으로 속 시원한 웃음을 안겨줍니다. 사필귀정이라는 말처럼 남의 눈에 피눈물을 나게 한 자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고, 지혜와 의리를 지킨 이들은 마침내 큰 복을 누리게 되는 법입니다. 오늘 이야기가 즐거우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따뜻한 댓글 부탁드리며, 저는 다음 시간에도 더욱 해학 넘치고 재미난 옛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웃음 가득한 나날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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